익히지 않은 육류서 '항생제 내성균' 무더기 발견

입력
기사원문
문세영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익히지 않은 육류에서 항생제 내성균이 확인됐다. IM_food02/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람이나 동물이 섭취하기 위해 판매되는 날고기에서 항생제 내성균이 발견됐다. 항생제 내성균은 약물에 저항해 생존할 수 있는 세균으로 약효를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7~30일 열리는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감염질환 학회(ESCMID)'에서 매튜 아비손 영국 브리스톨대 분자박테리아학과 교수 연구팀은 사람을 위한 식품이나 반려동물을 위한 사료로 판매되는생 익히지 않은 육류에서 항제 내성이 있는 병원균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선행 연구에서 개 사료로 쓰이는 날고기와 개의 항생제 내성균 배설 사이의 강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생육에 대한 내성균 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연구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배설을 통해 내성 병원균을 퍼뜨리면 사람 또한 내성균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영국 식품기준청(FSA)은 육류에 존재하는 병원균의 종류와 양을 검사하지만 내성이 있는 병원균 검사는 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영국에서 식품으로 판매되는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등 날고기 58개와 반려동물을 위한 익히지 않은 닭고기 15개의 샘플을 대상으로 내성균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날고기 샘플을 농축시킨 뒤 항생제로 쓰이는 아목시실린,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 세포탁심, 시프로플록사신, 스펙티노마이신, 스트렙토마이신을 함유한 한천에 배양시켰다.

그 결과 사람이 먹는 익히지 않은 닭고기에서 항생제 내성 대장균이 가장 높은 확률로 발견됐다. 닭고기 샘플은 스펙티노마이신과 스트렙토마이신에 내성을 갖는 병원균이 발견될 확률이 100%였다. 양고기, 돼지고기, 소고기는 항생제 스펙티노마이신에 내성을 갖는 병원균이 발견될 확률이 각각 27%, 38%, 27%였고 스트렙토마이신의 경우 40%, 38%, 47% 확률로 항생제 내성 병원균이 확인됐다. 항생제 시프로플록사신에 내성을 갖는 병원균 양성률은 닭고기 47%, 양고기 7%, 돼지고기 8%, 소고기 13%로 확인됐다.

반려동물을 위한 닭고기에서도 스텍티노마이신과 스트렙토마이신에서 87%의 양성률이 확인됐다. 시프로플록사신에서는 47%, 세포탁심에서는 27%의 양성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날고기를 위생적으로 다루지 않으면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며 “하지만 항생제 내성이 있는 병원균 또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익히지 않은 고기가 인간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항생제 내성균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며 “육류 섭취 전에는 철저한 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적절한 위생 상태와 함께 날고기에 대한 관리 기준 또한 높여야 할 것으로 평가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IT, 생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