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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日소부장 몰린 이시카와 쑥대밭…IT공급망 쓰나미

이승훈 기자
입력 : 
2024-01-02 17:35:57
수정 : 
2024-01-02 23: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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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강진에 산업계도 타격
무라타·도시바·JDI·산켄 등
디스플레이·기계부품社 몰려
복구 늦어지면 공급망 타격
일주일내 규모7 여진 올수도
사진설명
일본 혼슈 서부 해안을 강타한 규모 7.6의 강진이 일본 산업계는 물론 한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일본 IT 산업의 젖줄이 되는 다양한 소재·부품·장비 업체가 몰려있기 때문이다.

2일 일본 기상청과 호쿠리쿠 전력,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발생한 이시카와 강진으로 2일 오후 8시 기준 48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부상했다. 크고 작은 여진도 이날 오후 9시 기준 248회에 달한다. 이시카와현과 니가타현 등을 중심으로 5만7000여 명의 피해민도 발생한 상황이다.

진앙인 이시카와현을 비롯해 인근인 후쿠이현, 도야마현 등에는 IT 관련 소재·부품·장비 업체가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이시카와현에는 도시바를 비롯해 샤프, 파나소닉홀딩스, 재팬디스플레이(JDI) 등이 제조 공장을 갖고 있다. 도시바는 이시카와현 노미시에서 전력용 반도체를 생산 중이다. 지난 2022년에 1조원가량을 투자해 기존 생산시설을 2.5배 증산하는 등 관련 반도체의 핵심 생산 기지로 꼽힌다.

TV용 LCD 패널을 생산하는 재팬디스플레이와 휴대폰용 LCD패널을 공급하는 샤프도 이시카와현에 공장을 두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 등은 라인 작업으로 생산을 하기 움직이기 때문에 내진 설계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들 두 공장의 피해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지만, 이번 지진이 워낙 규모가 큰 강진이라 안심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이시카와현 가가시에서 구동모터를 생산하는 파나소닉홀딩스의 경우 이시카와현뿐 아니라 인근에 다양한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많아 지진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 세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에서 4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가진 무라타제작소도 이시카와현에 인접한 후쿠이현 에치젠시에 있다. MLCC는 웬만한 IT 관련 제품에 다 사용되는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제품이다.

문제는 새해 첫날 지진이 발생하면서 최소 3일까지, 최장 8일까지 새해 연휴를 갖는 일본 특성상 피해 상황 확인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지에서는 연휴 이후 정식 출근일인 4일이 되어야 구체적인 피해상황과 복구 계획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0조엔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를 안겼던 동일본대지진과 달리 이시카와 지진의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국은 일본 국민을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기꺼이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2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 위로전을 보내 지진 피해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위로와 애도를 전달하고,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도야마대 지질학과 다케우치 아키라 명예 교수는 "일주일 이내 2~3일 간격으로 규모 7수준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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